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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은 왜 재벌이 되지 못했나?

 (스포일러 주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벌 회장이 된 원작과 달리 주인공 진도준*은 재벌이 되지 못했다.

* 재벌 머슴 역할을 하다 죽은 비서실 윤현기가 환생한 재벌집 막내아들

재벌 회장의 대관식 직전에 진도준은 트럭(볼트 개수 몇 개고?)이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죽인다. 그리고 바닷속에서 유영 중인 윤현기를 살려냈다. 어떻게? 소싯적 재벌 저격수로 불렸던 장하성*으로 환생시켰다. 그가 대학교수 시절 했던 행동주의 펀드(운용사는 미국 헤지펀드인 라자드)를 생각해 보라. 윤현우가 했던 소액 주주운동, 또는 진도준의 재벌 지배 구조 흔들기와 너무나 유사하지 않은가?

*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희대의 실험을 한 문재인 정권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 실패 후 주 중 대사로 영전


김태희 작가는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대중 드라마를 통해 여과 없이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누렸다. 작품을 내재적으로 접근해 보면 진도준은 처음부터 재벌로 태어나 재벌을 해체해야 하는 충족이유율을 가지고 있다.

즉, 윤현우로 살면서 노동자로서 겪는 마르크스적인 인간 소외*를 겪고 주인공은 지배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뛰어난 사명감을 갖게 된 것이다. 다만 작가는 부와 명예를 포기하는 주인공이 설득력이 없었는지 앞서 말한 트럭을 십분 활용해 주인공을 교체시킨다. 따라서 실직자로서 윤현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무산계급 혁명을 주장하게 되는 것이다.

* 이를테면 IMF로 구조조정 당한 아버지, 공장 노동자로서 진도준을 죽인 하수인이자, 비서실에서 근무하면서 재벌의 비자금을 운반하다 가차 없이 살해당하는 윤현우

악의 제국인 순양 그룹은 니체가 말한 르상티망에 따라 묘사된다. 쉽게 말하면 가난한 자의 부자에 대한 도덕적 우월감인데, 이를 위해 타락한 자본주의자가 된다. 또한 윤현우 집안의 고난은 수도승의 모습처럼 장면마다 교차편집 시킨다.

거기에 더해 창업주 진양철과 그의 자녀들은 아버지의 대타자에 억눌려 살다 각종 퇴행의 신경증상을 보이는데, 진영기 회장은 부친 살해를 통해 물리적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완성시킨다. 반면 진도준은 이 가문의 유일한 진양철의 닮은 면모를 보이는데, 대타자와 나를 동일시한 유일무이한 캐릭터이다.(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 라캉) 이는 진성준이 보이는 상징적 거세(진양철 회장의 장손이 아니면 나는 어떤 위치에 있을 것인가?) 증상과는 대조된다.

마지막으로 서민영 검사의 역할인데, 진도준이 사망하고 나서도 마치 사망한 진도준의 미망인 역할로 살아가는데, 아마도 작가가 본인으로 감정이입한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그토록 염원하던 재벌 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현실에 대한 부책감과 정의로움을 유지하고 싶은 화신으로서 말이다. 바로 좌절된 욕망(죽은 진도준)이 실재계(다시 태어난 윤현우)로 나아가고자 하는 주이상스(jouissance)가 아닐까? 진도준과 윤현우가 설정 상 전혀 다른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송중기라는 동일한 배우의 페르소나인 것도 설명이 가능하다. 주체S(윤현우)가 빗금친 주체$(진도준)를 살해함으로써 라캉이 말한 죽음 충동을 통해 상징계가 설정한 쾌락원리와 금지를 넘어선다.

#재벌집막내아들 #JTBC #드라마 #송중기 #김태희 #이성민 #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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